우리는 무엇을 사고있는가?
안녕하세요 하츠 입니다.
최근 들어 제가 느꼈던 생각들을 진솔하게 공유할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마침 시간이 난 주말을 맞아, 그동안 마음속에 쌓여 있던 생각들을 차분히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렇게 정리된 생각들은 자연스럽게 크레 시장과 업계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취미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던 이 영역이 어느 순간부터는
이전과는 다른 기준과 부담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 가장 크게 느끼는 부분은 개체가 지니는 본래의 가치와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 사이의 괴리입니다.
개체의 완성도나 성장 가능성, 그리고 브리딩에 투입된 시간과 과정에 비해, 가격이 먼저 평가의 기준이 되는 경우를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이제 막 해칭한 개체가 충분히 성장한 성체보다 더 높은 가치를 부여받는 상황도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이는 단순히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개체를 바라보는 시선과 기준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처럼 느껴집니다.
취미라는 이름 아래에서 감당하기에는 점점 더 부담스러워지는 구조 속에서, 과연 이 흐름이 자연스럽고 건강한 방향인지에 대해서는 한 번쯤 차분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요즘 크레를 분양받기 위해서는 꽤 적지 않은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취미라는 이름 안에서 감당하기에는, 어느 순간부터 부담이 먼저 느껴집니다.
이제 막 해칭한 개체들의 몸값이 이미 성체를 넘어서는 상황 또한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아직 성장의 절반도 지나지 않았고, 발색이나 형질 발현 역시 완전히 자리 잡지 않은 상태임에도
가격은 이미 ‘완성형’을 전제로 매겨집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무언가를 구매할 때 성능을 비교하고, 후기를 찾아보며, 가성비를 꼼꼼히 따집니다.
몇 천 원, 몇 만 원의 지출에도 신중해집니다.
그런데 도마뱀을 입양할 때만큼은 이상할 정도로 관대해집니다.
라인 이름 하나, 해외 유명 브리더의 타이틀 하나, “이번 시즌 기대주”라는 말 한마디에 합리적인 계산은 조용히 뒤로 물러납니다.
특히 크레스티드 게코 시장에서는 라인 네임이 곧 가치처럼 소비되는 장면을 자주 보게 됩니다.
물론 혈통과 설계는 중요합니다.
브리딩은 감이 아니라 설계이며, 세대를 이어가며 선별을 반복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점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해칭 직후의 개체에게 이미 완성된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 빠른 판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해칭에서 성체에 이르기까지 그 사이에는 수많은 변수가 존재합니다.
발색은 달라질 수 있고, 형태는 성장 과정에서 무너질 수도 있으며, 완성된 퀄리티는 시간이 지나야 비로소 알 수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연한 기대 위에 가격이 형성되고, 그 가격이 어렵지 않게 소비되는 모습을 마주할 때면 어딘가 모르게 씁쓸함이 남습니다.
취미는 원래 즐거움에서 출발합니다.
소유의 기쁨,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설렘, 그리고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느끼는 만족감 말입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가능성’이 ‘완성도’보다 더 비싸지는 구조 속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사고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보게 됩니다.
나는 지금 이 개체의 현재를 보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먼저 계산하고 있는 것일까요.
해칭을 하고, 자라고, 변하고, 완성되어 가는 과정. 그 시간 안에는 언제나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어쩌면 그 불확실성까지 포함해서 우리는 이 취미를 선택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 기대가 즐거움이 아니라 부담이 되는 순간만큼은, 한 번쯤 멈춰 서서 가격표보다 개체를 먼저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포스팅에 사진이 없으면 어색해서 하나 첨부합니다.
불이입니다. 21년도 입문때 무료 분양 받은 아이입니다.
어느덧 다섯살이네요
MBD가 있어 사이즈는 작지만 그래도 잘먹고 잘싸고 잘 돌아 다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