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크레를 입양해오면서 했던 실수 공유(장문 주의)
안녕하세요.
2021년 초 레드 팬텀 릴리를 입양하며 크레스티드게코 사육을 시작한 하츠입니다.
처음에는 먹이 먹는 모습만 봐도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그동안 크레를 입양하고 브리딩을 하면서 제가 했던 실수들을 공유하면 도움이 될 것 같아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1. 본인의 취향부터 확실히 정하자
저는 처음 입양할 때 어떤 스타일의 크레를 좋아하는지 명확하게 정립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현재는 트라이 계열을 주력으로 브리딩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릴리 위주로 입양하며 사육했습니다.
브리딩을 시작할 즈음이 되어서야 제 취향이 릴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고, 라인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했습니다.
다른 분들은 사육 1년 차부터 해칭을 시작했지만, 저는 2년이 넘어서야 첫 해칭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2. 마케팅 요소에 속아 입양하기
예전에는 유명 해외 브리더 이름만 붙어 있으면 좋은 개체라고 생각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왜 그 가격에 데려왔는지 후회되는 개체들도 꽤 있습니다.
퀄리티에 대한 공부가 부족한 상태에서, 단순히 브리더의 이름만 믿고 입양했던 것이죠.
실제로는 개체의 퀄리티보다 브리더의 이름을 맹목적으로 신뢰했던 셈이고, 브리딩 결과 역시 기대만큼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물론 누대(Lineage)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누대를 이어오며 기대했던 형질이 제대로 발현되지 않는다면, 과연 그 개체가 그만한 가치를 지니는지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말 가격이 합리적이고 좋은 개체라면, 화려한 수식어가 없어도 충분히 그 가치를 증명합니다.
3. 싸다고 입양하기
'암컷이 많을수록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성비라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입양했던 개체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개체를 키워 올리는 시간과 노력까지 생각하면, 꼭 필요한 형질을 가진 개체만 입양해도 일정은 충분히 빡빡합니다.
물론 가성비로 데려온 개체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본업이 있는 개인 브리더라면 관리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성공 확률을 높이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해를 거듭할수록 이 부분을 더욱 절실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나중에는 무분별하게 입양했던 개체들에게 새로운 사육자를 찾아주는 일 역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4. 예쁘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예쁜 개체를 입양하기 전에, 그 개체로 어떤 아이를 해칭하고 싶은지 먼저 생각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경험상 단순히 예뻐서만 입양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브리딩을 시작해도 그 개체와 어울리는 형질을 가진 페어가 없다면, 아무리 고퀄리티 개체라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확률은 점점 낮아집니다.
먼저 내가 해칭하고 싶은 방향을 정한 뒤, 그 목표에 맞춰 입양과 브리딩을 진행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형질이 뛰어나고 예뻐서 고가에 데려온 개체들이 있지만, 그중 일부는 아직도 적합한 페어가 없어 새로운 페어를 맞추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5. 형질의 가치를 판단하기
브리더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형질은 조금씩 다릅니다.
그 형질이 실제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가치인지, 아니면 단순히 브리더 개인의 취향인지 애매한 경우도 많습니다.
브리딩 목적 역시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브리딩 후 분양까지 계획하고 있다면, 이런 부분은 절대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6. 마무리
입양하기 전에는 정말 많은 공부를 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취향이라는 것은 매우 주관적이며 시장 가격에도 크게 반영되기 때문에 절대적인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기준은 분명 존재합니다.
나에게 필요한 형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입양하려는 개체의 가치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는 하루아침에 깨달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쉽게 가기 위해 무조건 고가의 개체를 선택하는 분들도 많이 봐왔습니다.
물론 고가인 데에는 이유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터무니없는 이유로 가격이 높게 형성된 개체들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체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와 확신을 얻기 위해서는 꾸준히 다양한 크레를 보고 공부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저 역시 아직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그 횟수를 줄이기 위해 꾸준히 다양한 개체를 살펴보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즐겁고 무탈한 파충류 생활 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