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드의 다음 방향
제가 생각하는 앞으로의 파이드 방향성은..
파이드를 계속 브리딩하면서 요즘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은
단순히 파이드의 발현 면적을 얼마나 크게 만들 수 있느냐가 아닙니다.
저는 오히려 앞으로의 파이드 브리딩은 ‘얼마나 많이 지우느냐’보다 ‘얼마나 잘 남기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파이드의 발현이 강해지면서 개체의 상당 부분이 완전히 변화하는 모습도 물론 파이드만의 강렬한 매력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콤보 브리딩의 관점에서 보면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오랜 시간 브리딩을 통해 만들어온 크레스티드게코에는 각 개체와 라인마다 고유한 색감과 패턴, 구조적인 특징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파이드가 너무 강하게 발현되어 그 특징들을 대부분 지워버린다면, 좋은 형질과 좋은 형질을 조합했음에도 결과적으로 파이드라는 하나의 표현만 남게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원하는 방향은 조금 다릅니다.
기존 개체가 가지고 있던 특별함이 보이면서 그 위에 파이드가 함께 존재하는 것.
트라이컬러와 조합했다면 트라이컬러의 매력이 남아 있어야 하고,
좋은 패턴을 가진 개체와 조합했다면 그 패턴 역시 충분히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파이드의 까짐이 개체 전체를 덮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부분에 표현되면서 기존 형질과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형태입니다.
그래야 앞으로 더 다양한 콤보 브리딩이 가능하고, 각각의 조합이 가지고 있는 의미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제가 만들고 싶은 파이드는
파이드만 보이는 개체가 아니라, 무엇과 파이드를 조합했는지가 보이는 개체입니다.
지금까지는 파이드의 강한 발현과 넓은 변화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면, 앞으로는 그 발현을 어느 정도 조절하면서 기존 모프의 장점을 얼마나 잘 보존할 수 있는지가 또 하나의 브리딩 방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많이 지우는 것이 무조건 더 좋은 파이드인가.
저는 이제 그 질문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고 싶습니다.
파이드의 특별함은 남기고,
기존 개체의 특별함도 지우지 않는 것.
저는 그것이 앞으로 제가 만들어가고 싶은 파이드의 방향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