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콜? 근데 어떻게 브리딩하는 건가요…?
여러분은 차콜 생각하면 무엇이 생각나시나요?
숯같이 까만 블랙?
짙은 레터럴에 불꽃같은 도살?
잿빛같은 바디에 슈퍼스트라이프?
차콜도 단순히 까만 게 아니라 정말 다양하게 나눠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하게 쪼개서 볼 수 있는 부분을 단순히 그저 단색이라고
‘차콜’ 이란 수식어 단 하나로 정의하기엔
무궁무진한 매력을 다 담아내지 못한다고 느꼈습니다
핵심은 아무리 좋은 누대가 있다 한들 중요한 건 브리더의 철학입니다
그 누가봐도 예쁜 개체일지라도
팬텀 속 숨겨진 패턴과 형질을 맞추는 것을 넘어,
장점을 얼마나 집요하게 부각하고 강화하느냐에 따라
그 개체의 가치는 완전히 재정의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브리더의 역량이 결과물을 가르는 이유입니다
브리더의 축적된 경험과 암컷의 퀄리티,
그리고 추구하는 방향성이 결과물의 격을 결정짓습니다
동일한 라인의 개체로 시작하더라도 숙련된 브리더가
입문자에 비해 압도적인 퀄리티를 이끌어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개체가 가진 잠재력을 정확히 읽어내고
그 형질을 목적에 맞게 발현시키는 것은 결국 브리더의 '시간'이 만들어낸 안목이기 때문입니다
개체의 가치는 브리더의 안목에 따라 상대적입니다
가치의 기준은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단색의 미학을 쫓는 브리더에겐 평범해 보일 개체가
특정 형질을 강화하려는 브리더에겐 세상에 하나뿐인 '치트키'가 되기도 합니다
브리딩 스타일에 따라 개체의 잠재력은 완전히 다르게 꽃피는 법입니다
결국 브리딩이란 자신만의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크레를 향한 저의 진심이 도약하는 그 첫 시발점은 다름 아닌 '차콜'입니다
단순히 짙은 블랙의 색감이 눈을 사로잡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어린 시절, 저는 미술에 탁월한 재능이 있었습니다
특히 색을 섬세하게 구별하고 구도를 잡는 감각,
그리고 대상의 본질을 캔버스 위로 완벽히 옮겨오는
'모사 능력'은 독보적이었습니다
“ 모사(模寫) 는 사물의 형체나 구성을 눈으로 보고 그대로 따라 그리는 행위 “
그림을 그리며 깨달은 것은 블랙도 다 같은 블랙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블랙 오닉스'처럼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검정이 있는 반면,
'블랙 로즈' 같은 어두운 장미 빛깔의 검정, 혹은 '블랙 코랄'처럼 잿빛이 감미된 검정이 존재하듯 말이죠
크레는 브리더가
원하는 색상을 조합하고 가미하여 완성해가는 존재이기에 제게는 하나의 예술 작품과도 같습니다
그렇기에 제 눈에 비친 차콜은 저마다의 고유한 세계를 갖고 있습니다
논파의 다양한 색감부터 소프트함과 거칠음을 오가는 피부의 질감,
색의 밀도까지 모든 것이 각기 다릅니다
어떤 아이는 포트홀을, 어떤 아이는 프로스트 질감을 품고 있으며,
또 다른 아이는 쿼드타입에 곧게 뻗은 슈퍼 스트라이프나 깔끔한 패턴리스의 매력을 뽐내기도 하죠
물론 순혈 차콜도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차콜과 카푸치노를 페어시 카푸치노의 다크한 베이스가
패턴을 먹어들기에 패턴과 형질 위에 발현된 팬텀과
형질 짜맞추기를 통해 더욱 깔끔하고 깊이 있게 성장합니다
특히 팬텀 속에 숨겨진 형질을 꿰뚫어 본다면,
잿빛 바디톤을 지닌 슈퍼스트라이프 형질을 지닌 개체와
핀이 돋보이는 100% 헷팬텀의 조합으로 베이스가
다크한 엠티백 혹은 슈스 느낌의 차콜을 탄생시킬 수도 있습니다.
결국 브리더가 어떤 시각으로 개체를 바라보느냐에 따라 결과물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제게 차콜은 단순한 블랙이 아닙니다
팬텀 속에 숨겨진 형질들을 하나하나 찾아내며,
그 깊이에 빠져드는 과정은 제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자 행복입니다
혹여나 차콜을 단조로운 블랙이나 단색으로만 치부하신다면,
그것은 차콜이 가진 잠재력의 아주 일부만을 보시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차콜도 깊게 보고 넓게 보며 안목을 넓히는 순간
차콜이 가진 진정한 매력의 지평선이 열릴 것이라 확신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이제 막 차콜을 시작하게 되셨다면,
조금 더 세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시길 권합니다
우리가 삶의 궤적을 그리며 부족함과 아쉬움을 느낄 때마다
스스로에게 답을 구하며 성장하듯, 브리딩 역시 끊임없는 자문속에서 그 방향성이 선명해지기 때문입니다.
" 나는 어떤 매력을 가진 차콜을 원하는가? "
" 그 아이는 어떤 조합을 통해 태어났으며, 내 브리딩 라인에 어떤 시너지를 줄 수 있는가? "
쿼드 타입을 기반으로 슈퍼스트라이프를 고정적으로 브리딩 할 것인지,
아니면 깔끔한 패턴리스 위에 발색의 밀도를 겹겹이 쌓아 올릴 것인지와
같이 구체적인 도안을 그려보셨으면 합니다.
이렇듯 세분화하여 깊이 있게 접근할 때,
비로소 차콜이라는 숯이 가진 진정한 가치를 온전히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슈퍼스트라이프에 집중하는 브리더께 찾아가시면
색감보다는 스트라이프 형질의 완성도에 중점을 둔 차콜 2세들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반면, 저처럼 색감의 깊이와 밀도 높은 블랙에 집착하는 브리더를 만난다면,
묵직하고 깊이감 있는 잿빛같은 블랙을 경험하시게 될 겁니다
조합 레시피는 각기 다를지언정, 여러분들만의 라인을 만드시길 응원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차콜 브리딩의 정점을 향해 거침없이 열심히 달려 나아가
결과로 그 가치를 증명해내겠습니다
앞으로도 행보를 기대해 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