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 크레는 분양이 안 가는 걸까?
* * * * * * * * * * * * *
전문적인 자료라기보다는
제가 지금까지 크레를 키우며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고 느꼈던 점들을 가볍게 공유해보려 합니다.
'아,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구나' 하는 느낌으로 편하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 * * * * * * * * * *
우리는 크레를 처음 문의할 때 다들 초보였다.
나 역시 그랬다. 예쁜 아이를 입양하고 싶은데
막상 문의하려고 하면 머리가 멍해진다.
‘뭘 물어봐야 하지?’
‘이걸 물어보면 실례일까?’
핀타입, 슈퍼스트라이프 타입, 월빡, 핀스트라이프에 쿼드,
상위 스팟 터진 아이, 프로스트 질감, 바브,
트익할, 열성? 다인자 유전?, ~라인?, 1차 2차는 뭐지..
달마랑 슈달은 뭐가 다른 걸까..
난포정체..에그바인딩..MBD, FTS, 팝아이
이건 또 뭐야.. 충식..?
궁금한 건 정말 많은데, 괜히 민폐일까 봐, 무식해 보일까 봐
차마 묻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누군가 입양 문의를 주시면 나는 항상 그 시절의 나를 떠올린다.
그리고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한다.
‘지금 이 사람은 무엇을, 어떻게, 어디까지 알고 싶을까?’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마트에 가면 고기 시식 코너가 있다.
같은 고기를 팔아도 어떤 곳은 잘 팔리고, 어떤 곳은 거의 못 판다.
왜 그럴까?
손님의 니즈를 파악하느냐의 차이다.
고기라고 다 같은 용도가 아니다.
육회로 먹을 수도 있고, 제육볶음을 할 수도 있고,
카레용으로 쓰거나 구워 먹고, 쌈 싸 먹을 수도 있다.
시식 코너를 그냥 지나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럼 여기서 중요한 건 뭘까?
같은 고기를 주더라도 차별점이다. 그리고 그 차별점은 결국 태도다.
서희가 강동 6주를 무력이 아니라 말로 되찾아온 걸 우리는 알고 있다.
고기를 사러 오는 손님들도 각자 다르다.
국거리용, 볶음용, 구이용. 목적은 다르지만
우연히 시식 코너에 들른다는 건 같다.
그때 손님의 반응을 보고 어떤 요리에 쓰실 건지 파악해서
딱 맞는 부위를 안내해준다면 손님 입장에선 생각할 게 줄어든다.
굳이 다른 곳을 갈 이유가 없어진다.
가게도 마찬가지다.
왜 단골이 생길까?
왜 저 사람은 항상 그 집만 갈까?
맛? 위생? 인테리어?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요즘은 유튜브, 밀키트 덕분에
정말 못하는 집이 아니면 맛은 다 거기서 거기라고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결국 차이는 홍보와 응대라고 생각한다.
이제 본론으로 돌아가 보자.
아무리 예쁜 개체를 데리고 있으면 뭐하겠는가.
결국 내가 보여주지 않으면 아무도 몰라준다는 현실
예쁘면 예쁜 만큼 사진을 찍고, 자랑하고, 보여줘야 한다.
내 개체의 형질, 다른 아이들과 다른 특징,
왜 이 아이가 매력적인지 스스로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시즌을 보내면서 이 아이와 저 아이의 페어가 왜 잘 맞았는지,
형질 짜맞추기가 잘된 건지, 아니면 단순한 시너지였는지
그 과정을 기억해 두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 결과로 나온 2세 아이들의 성장 과정과
추후 잘 맞는 페어까지 이야기해줄 수 있다면
입양하시는 분 입장에서 ‘입양’이 아니라
‘ 미래까지 함께 그려보는 선택 ’이 된다.
우리가 유명 브리더에게서 개체를 살 때도 개체만 받아오는 게 아니다.
그 사람의 경험, 지식, 그동안 궁금했던 이야기까지 함께 사고 싶어 하는 거다.
오랫동안 롱런하는 가게들을 보면 다 이유가 있다.
손님 응대, 니즈 파악, 서비스, 운영 방식. 각자만의 차별점이 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왜 내 크레는 분양이 안 갈까?”를 고민하기 전에
내가 분양하는 크레에 대해
내가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한 번쯤 돌아봤으면 한다.
자신의 기준에서만 보지 말고 조금 더 넓게 봤으면 좋겠다.
분양도 중요하지만 결국 크레를 좋아하고, 사랑하고,
관심을 가지다 보면 분양은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
그런 마음으로 이 글을 남겨본다
: 마지막은 최근에 탈출했던 아이의 근황 :
밥도 잘 안먹고,, 맨날 깨물기만 하고,, 우다다 거려도
소중하고 귀여운 녀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