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프에 가려진 유전자를 찾아보자}
이 글은 개인적인 브리딩 데이터를 기록하고 정리하기 위해 작성한 연구 기록입니다.
내용에는 실제 브리딩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관찰을 바탕으로 한 주관적인 해석과 가설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보다는, ‘이런 방향성과 기준으로 브리딩을 진행하고 있구나’ 정도로 가볍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 소개드릴 내용은 부모 개체의 누대(Lineage)를 분석하고, 이를 브리딩에 접목시키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트라이 × 트라이 페어의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매년 트라이 × 모프 페어를 통해 모프 속에 가려진 유전적 잠재력을 확인하는 브리딩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브리더라운지에 작성했던 카푸치노 브리딩 데이터에서도 언급했듯이, 저는 단순히 모프의 외형적인 비주얼만 보는 것이 아니라 모프 유전자에 의해 가려져 있는 형질과 유전적 가능성까지 고려하여 브리딩을 설계하는 편입니다. 이러한 접근 역시 브리딩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올해 사진 속 릴리 개체를 브리딩 그룹에 포함시킨 것에도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외형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화이트의 높은 채도
두껍게 형성된 도살
선명한 트라이 컬러 대비
부모를 보고 추가적으로 이 개체에서 기대한 유전적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화이트의 높은 발현력이 후대로 유전될 가능성
레터럴 상부에 분포한 스팟의 유전성
텐저린 색감은 유전되더라도 비교적 랜덤성이 클 것으로 예상
부계 개체에서 크라운까지 이어지는 핀 형질의 두께감
릴리 누대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두꺼운 도살 형질
이처럼 기대되는 형질을 하나씩 정리해보면, 어떤 방향으로 브리딩을 설계해야 할지 대략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개체에 익스트림(Extreme) 타입의 수컷을 페어링했더라도 화려하고 임팩트 있는 결과물은 충분히 기대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선택한 것은 스팟의 번짐이 우수하고, 도살의 입체감이 뛰어난 쿼드(Quad) 타입의 수컷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수컷을 선택했을까요?
이유는 비교적 단순합니다.
수컷은 SS 형질을 가지고 있으며, 화이트의 분포가 우수한 쿼드 타입입니다. 여기에 앞서 정리한 누대적 특징을 가진 릴리 암컷을 조합한다면, 각 개체의 장점이 서로를 보완하며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암컷은 두꺼운 도살과 우수한 화이트 표현, 그리고 누대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유전적 형질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이 페어는 최소한 기대 이하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낮은 조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브리딩에는 항상 예상치 못한 변수가 존재하며, 원하는 형질이 반드시 발현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현재까지의 데이터를 기준으로는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높은 조합이라고 판단하여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아래가 현재까지 이 페어에서 확인된 결과물들입니다.
이번 페어에서 나온 트라이 개체들을 통해 상당히 많은 브리딩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크라운(Crown)의 유전성입니다. 현재까지 관찰한 결과로는 크라운에도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며, 그중에는 후대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전되는 타입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한 부분은 릴리에서 자주 보이는 두꺼운 스케일 표현입니다. 처음에는 모프 자체의 특성이라고 생각했지만, 여러 개체를 비교하며 관찰한 결과 현재는 모프의 영향보다는 다인자 유전에 의해 형성되는 형질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특징은 후대로 유전되는 사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반면, 유전되지 않는 두꺼운 스케일 표현도 존재했습니다. 이러한 개체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스케일이 비정상적으로 비대하게 발달한 경우가 많았으며,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표현은 유전 형질이라기보다 돌연변이성 표현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브리딩을 통해 더욱 확신하게 된 점은 모프에 가려져 있는 값진 유전자를 찾는 것이 브리딩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개체의 외형만 보는 것이 아니라 부모 개체의 특징, 형제·자매 개체(동배)의 표현, 그리고 누대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형질까지 함께 살펴보는 것이 브리딩 방향을 설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위 내용은 현재까지 제가 직접 브리딩하며 관찰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리한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지속적으로 검증하고 수정해 나갈 예정입니다.
브리딩에 대한 질문이나 의견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